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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학동네 만화편집부입니다. 벌써 2025년의 마지막 달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조금씩 송년회 모임도 잡히고 슬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보이네요. 하지만, 문학동네 만화편집부는 아직도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무려 『죠죠리온』 완간과 『더 죠죠랜즈』 출간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고요, 단행본 출간 소식으로 뜨거웠던 『여자친구』는 홍대 근처에서 이벤트 카페를 오픈합니다. 《만화다반사》 구독자분들 감기 걸리지 않게 후끈한 소식을 가득 담아왔으니 이번 호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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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다반사_문학동네 만화편집부의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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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로스트』 21권 출간
문성준의 습격으로 큰 부상을 입은 김창규 기자는 병원에 실려가고, 간병을 위해 함께 있던 프로스트는 그 병원이 어린 시절 본인이 입원했던 곳임을 알게 됩니다. 천교수님이 간호사에게 남겨둔 자신의 어린 시절 기록을 읽고 기억을 되찾은 프로스트는 어떠한 거리낌도 없이 문성현을 마주할 준비를 합니다. 한편 청정연이 와해된 후 등장한 커뮤니티 ‘방아쇠’를 수사하던 윤성아와 서울광역수사대는 ‘방아쇠’의 시위 현장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는데요… 반전을 거듭하고 또다른 위기를 맞닥뜨리며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닥터 프로스트』. 완결까지 한 권을 남겨둔 한국 최초, 최고의 심리 만화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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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죠죠랜즈』 12월 출간, 가자 9부로!!!
죠죠의 기묘한 모험 9부 『더 죠죠랜즈』 1권이 12월 출간됩니다. 새로운 죠죠의 풀네임은 ‘죠디오 죠스타’. 문자 그대로 ‘약을 파는’ 주인공은 난생처음입니다. 8부가 ‘저주를 푸는 이야기’였다면, 9부의 테마는 죠죠가 ‘대부호가 되어가는 이야기’. 오합지졸 죠디오 일행의 우당탕탕 좌충우돌을 보다보면 과연… 대부호가 될 수 있을까?🙄 미심쩍지만 이번 9부 역시 예상치 못한 재미가 가득합니다! 『더 죠죠랜즈』 1권 종이책은 12월 10일, 전자책은 12월 18일 출간 예정이에요. 지난 호에서 예고했던 8부 『죠죠리온』 완결 권 역시 (늦었지만) 함께 출간되니, 죠스케도, 죠디오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P.S. 『더 죠죠랜즈』 1권에는 4부의 인기 만화가 ‘그분’도 카메오로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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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이벤트 카페 준비중
지난 10월 출간된 『여자친구』의 이벤트 카페가 오는 12월 10일부터 19일까지 카페꼼마 홍대점에서 열립니다. 이벤트 카페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 특전, 음료 구매 특전, 판매 굿즈와 더불어 방문만 해도 얻을 수 있는 전프레 명장면 책갈피 (전10종) 등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작가님께서 표지만큼이나 아름다운 새 일러스트 작업까지 나서주셨습니다😭 (너무 예뻐서 전국 팔도에 이벤트 카페를 열고 싶다…) 카페의 통창을 크게 장식할 영이 지은 소영 한나의 모습도 기대가 됩니다. 포토존에서 사진 찍고, 책갈피도 챙기고, 굿즈도 구매하며 연말을 보내보시면 어떠신가요? 여자친구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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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강의 시간』 4권 출간 예정
요시다 아키미 작가님이 그리는 인간 드라마 『우타강의 시간』이 오랜만에 찾아옵니다. 이다 양어머니의 건강이 급변한 가운데 가즈키 앞에 뜻밖의 인물이 나타나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동성의 소꿉친구를 좋아하는 루이의 마음은 더더욱 애달파가고요😢 마을의 어엿한 일원이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쉽지가 않습니다.
본문 교정을 하다보면 디자이너님과 종종 ‘교환 독서’를 하곤 하는데요, 4권을 읽으며 제가 적은 교환 메시지는 ’이 마을 가정사 왜 이러는 거야 정말…’이었습니다. 실수하고 후회해도 괜찮다고 여길 수 있는 순간은 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이킬 수 있는 건 아니고요. 그것이 세상 사는 이치겠지요, 요시다 선생님? 어른이 되는 길이란, 어른으로 사는 삶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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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당』 완결, 삶과 죽음에 관한 산호 작가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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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0일, 약 6년 동안의 여정을 마무리한 『연옥당』 시리즈의 완결을 기념하는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한 해 동안 뜻깊은 수상 소식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신 산호 작가님은 올해 마지막이 될 독자와의 만남을 위해 한달음에 자리해주셨는데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추운 날 먼길 와주신 독자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연옥당』 속 죽음과 애도는 작가님이 느끼고 밟아온 삶을 닮아 그토록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그날 북토크에서 작가님이 들려주신 놀랍고도 기묘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11월 《만화다반사》에 실어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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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당』 완결을 기념하여 마련한 북토크 자리입니다. 이 주옥같은 작품을 만들어주신 산호 작가님을 모시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사전에 독자분들께 받은 질문도 있고, 오늘 이 자리에서 궁금한 것이 있으신 분들의 말씀도 듣겠습니다. 먼저 인사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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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호입니다. 책과 작업을 통해 독자분들을 만나는 것도 정말 좋지만 직접 현장에서 만나 뵙는 것은 또다른 기쁨입니다. 오늘이 저에게도 특별할 시간이에요. 『연옥당』이라는 시리즈를 오랜 시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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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당』이 3권으로 완결이 되었습니다. 1권을 선보인 때가 2021년 말이었고 3권이 이번 10월에 출간되었으니, 완주까지 4년 정도 걸렸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을 마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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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으로 책을 만들었던 때를 포함하면 거의 6년 정도의 시간이네요. 『연옥당』은 제게 있어 첫 단행본이고 ‘작가 생활의 시작’입니다. 그뒤로 거쳐오는 모든 길에 늘 『연옥당』이 있었습니다. 제가 작가로 활동하는 동안의 변화가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고요. 지금 보면 1권과 3권의 그림체가 약간 달라지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연옥당』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작가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제게는 은인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책 한 권을 마치면 행복, 아쉬움, 기쁨, 설렘, 끔찍함… 너무 많은 감정이 휘몰아치는데 그 감정의 홍수 속에서 저를 나아가게 해주는 것이, 독자분들의 “잘 봤다”는 한마디에서 오는 확신이거든요. 그 말이 여정을 매듭지을 수 있는 또하나의 완결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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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자분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연옥당』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왔나요? 그리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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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무섭고 이상한 것들이 나오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어릴 때 기이한 존재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많이 접했는데 그런 것들에 큰 빚을 지고 있어서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라는 2006년에 나온 영화가 있는데요, 스페인 내전이 배경이에요. 모험을 할 것 같은 판타지스러운 제목이 의아할 정도로 엄청나게 무서운 괴생물체, 호러틱한 크리처가 잔뜩 나오는 영화예요. 지금 봐도 무섭게 생겼어요. 그 영화가 개봉했을 때 저는 초등학생이었는데 학원에서 단체 관람을 갔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 영화를 봤다가 상처와 충격을 받은 아이들이 제법 있었죠. 중간에 나가버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영화를 끝까지 보기 위해 상영관에 남아 있었던 아이가 저였어요. 그냥 좋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렇게 무섭고 이상한 것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영화로 만들 수 있네, 저런 거 만들어도 되는구나!” 하고 해방감과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제 방이나 교실에서 이상한 것을 그리던 아이였거든요… 『연옥당』의 기원을 거슬러올라가 보면 그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질적인 이야기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었어요. 어릴 때 주인 없는 무덤 근처의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그 묘에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주셨어요. 그때가 이사를 막 왔던 때라 집에 마땅하게 차례 올릴 만한 게 없었거든요. 마침 제 생일이어서 케이크가 있길래 차례상에 케이크를 올렸어요. 플라스틱 그릇에 케이크를 덜어서요. 그후로 그 집에서 지내는 내내 큰 문제가 없었고 잔병치레가 많았던 것도 사라졌어요. 혹시 그때 차례 지낸 덕분이었나? 하는 기묘한 생각을 해요. 꼭 생일이 아니어도 떠난 사람을 위해서 케이크를 올릴 수 있구나… 그러한 기억이 작품의 시작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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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질문을 주신 독자분은 연옥당에 케이크를 주문하는 것은 한국에서 성묘를 할 때 죽은 이가 좋아했던 물건이나 음식을 놓아주는 것과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하시는데요, 『연옥당』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사람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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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전라남도 시골에 사시는 외할머니를 따라 저도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밤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정말로 별들이 쏟아질 것처럼 떠 있는데, “문학적 표현이라 생각했던 게 정말로 자연의 모습에서 온 것이었네?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정말로 존재하다니…” 그런 생각을 했죠. 그 풍경을 본 것이 할머니의 품속에서였습니다.
그런 외할머니가 『연옥당』 시리즈를 시작할 때쯤 돌아가셨습니다.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지만 기억들의 조각조각을 모아서 『연옥당』을 그렸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었어요. 상실이 주는 고통을 무엇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그건 이겨낼 수가 없는 것인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슬프고 괴로운 마음보다는 사랑했던 마음을 더 오래 기억하고 싶었어요. 떠난 사람을 너무 아프고 슬프게만 기억하는 건 떠난 사람도 바라지 않을 거예요. 건강했던 모습을 기억하기를 할머니도 바랄 거 같았어요. 그 사람을 사랑했던 기억을 죽을 때까지 갖고 가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도를 하되, 영원히 사랑으로 기억하는 것”. 그게 『연옥당』의 메시지입니다. 그게 제가 외할머니의 죽음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상실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했고요. 상실은 죽도록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얼마나 내가 기뻤는지, 당신이 내게 무엇을 남겼는지를 기억하는 것… 『연옥당』을 작업하면서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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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다소 심오한 질문인데요, 작가님께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요? 두려운 게 있다면 어떤 것이 두려우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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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제게 있어 편안한 상태입니다. 아주 깊은 잠에 드는 것과 같아요. 죽음은 두렵지 않지만 죽음 전에 오는 고통이 두렵습니다. 아프고 고통을 받는 채로 너무 오래 살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죽어가는 과정이 차라리 무서워요. 저희 외가가 대대로 묻힌 선산이 있는데요, 내가 죽으면 저 선산에 묻힐 수 있을까? 하고 어머니께 물으니 원한다면 묻힐 수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카시아 나무가 굉장히 많은 비탈이 선산 뒤에 있는데 그 구역을 매수해서 말이죠. 그래서 땅 주인분과도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가 마침 아카시아가 피는 5월 말이었거든요. 아카시아 나무는 모든 꿀벌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나무예요. 꿀벌들이 디스코파티를 하는 장소라면 그곳에 묻히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땅을 가계약하고 나니까 정말로 죽음이 안 무서워졌어요. 어차피 죽으면 분해될 거고, 그곳에 있는 아카시아 나무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 그것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저한테 두려운 게 있다면 좀 보편적인 두려움인데… 이 세상에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것을 보고 있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요. 그 무력감을 많이 느낀 시기가 있었어요. 그치만 그 무력감과 세상을 향한 두려움이 저로 하여금 자꾸 무언가를 말하게 만들어요. 왜 세상은 이렇게 무참하고 잔인하지? 그런데 왜 동시에 우리는 계속 살고 싶어할까? 어떤 아름다움이 있길래 우리를 그렇게 비굴할 정도로 삶에 매달리게 만드는 걸까… 그런 걸 작업하면서 계속 고민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림을 못 그리는 상황이 오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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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받을 수 있다면 어떤 장례식 케이크를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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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려운 질문인데… 제 취향이 시기나 상황별로 달라져서 이거 먹으면 이거 제일 맛있다, 저거 먹으면 저게 최고로 맛있다, 하고 늘 바뀌어요. 애플파이를 좋아해서 그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맞다, 제가 홋카이도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선 술 먹고 2차로 파르페를 먹는 문화가 있대요. 너무 좋지 않나요…?(ㅎㅎ) 그래서 홋카이도에 굉장히 유명한 파르페 가게가 많기도 해요. 저도 추위에 덜덜 떨면서 파르페를 먹으러 갔는데 한입 먹자마자 “아! 이건 정말 인간 세상 모든 시름을 잊게 만드는 맛이다!!”라고 생각했어요. 파르페도 좋을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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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서 케이크에 음악을 넣는 경우도 있어요. 작가님은 어떤 음악을 넣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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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살아온 인생을 돌아봐야 답할 수 있는 질문인데… 일단 록이 떠올라요. 저는 안타깝게도 학창 시절에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지 못했어요. 영국의 록밴드를 사랑하는 우울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조안 제트의 〈I Love Rock’n Roll〉을 넣고 싶네요. 또 오아시스의 대척점에 있는 ‘블러’라는 밴드를 좋아했는데 그들의 〈The Universal〉이라는 곡도 생각나요. 〈Coffee & TV〉라는 노래도요. 이 노랜 뮤직 비디오가 너무 귀여우니 꼭 봐주세요. 사실 음악 이야기 하려면 팔만대장경을 써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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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그간의 작품 전반에 대한 질문들을 해보겠습니다. 작업 방식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제한된 색상으로 풍부한 느낌을 줘서 얼핏 보면 모든 색을 쓰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는데, 이러한 색상 작업 스타일을 유지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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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예요. 저는 그동안 먹과 별색만 사용하는 2도 작업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 작업의 장점은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표현의 범주를 넓힐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흑백만화에서 두드러지는, 세밀하고 깔끔한 선화 표현을 무척 좋아합니다. 가늘고 길고 선명한 선이 깔끔하고 깊은 먹으로 딱 표현되어 있을 때의 느낌이 좋고 그것을 추구하기도 해요. 여기서 별색을 하나 더 추가하면 이러한 선화 느낌을 여전히 강조하면서도 작화의 풍부함도 높일 수 있습니다. 팔레트가 제한된 것 같지만 한 가지 색상만 추가한 것임에도 풍부한 색감이 납니다. 아주 짙은 빨강부터 살구색에 가까운 붉은색까지, 인간의 살갗부터 피까지 모두 표현할 수 있어서 제한된 것처럼 보여도 무척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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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출간하신 작품 속에 청소년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청소년들은 공통적으로 미래에 대한 애틋함을 느끼는 것 같은데, 이러한 캐릭터들을 그릴 때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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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청소년기를 겪고 있거나 겪을 예정이거나 겪었죠. 그 시기는 세상을 점점 알아가는 단계고, 처음으로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피부로 느끼는 때예요. 생전 처음으로 겪는 사건들이 폭발하는 시기기도 해요. 이 시기가 유아기와는 다른 것이, 청소년들은 자아를 갖고 사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며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굉장히 미숙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엄청나게 외로워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있어요.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말이죠.
왜냐면 저도 우울하고 어쩌면 끔찍하다고 할 수 있는 청소년 시절을 보냈어요. 만약에 청소년 독자분들이 제 만화를 보고 있다면 일단 살아 있으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사실 이게 그 시기에서 한참 벗어난 오만한 어른의 말일 수도 있어서 참 조심스러운데… 정말로 일단 살아라, 진짜 다 괜찮으니까 살아만 있어라,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왜냐면 제가 그 시기를 다 지나고 스물한 살 때쯤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안 죽고 어른이 되어서 첨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를테면 저는 대학교 때 왕복 네 시간을 통학했는데요, 하루는 학교를 오가는 길에 만화 『하이큐』의 네코마 전을 열중해서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고개를 딱 들었는데 약간 열어둔 창문 틈으로 바람이 살짝 들어오고, 도로에는 불이 켜져 있고… 근사한 야경이 보이는 버스 안에서 재밌는 만화를 보고 있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서 지금도 생생해요. 그때 살아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게 사는 거구나, 하고요.
제가 그린 청소년 캐릭터들도 언젠가의 미래에는 큰 흐름에 휩쓸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사람을 살게 하는 건 앞서 말한 그런 작은 순간들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인간으로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세계와 청소년들을 그리고 싶어요. 미래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도 그저 앞만 바라보라고, 막연한 걱정보다도 자신이 숨쉬고 살아 있는 순간을 감각하라고요. 청소년을 그릴 땐 진심으로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말하는 미래만을 생각하며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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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품을 보면 초현실적인 생물(요정, 인어)들이 일상 생활에 녹아들어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그간 그려온 작품들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생명체가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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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속의 나나니』 속 요정이요. 개인적으로 인간의 형태에 날개가 달린 도상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요정, 박쥐 등요. 과학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인간들의 모습이죠. 그리고 곤충도 좋아하는데, 『유리병 속의 나나니』에서 곤충을 인간과 닮은 요정이란 존재로 묘사해서 좋아해요. 또 『연옥당』 3권의 미라도 무척 좋아합니다. 미라는 모두 아시겠지만 메두사가 모티브입니다. 메두사는 제가 신화 속에서 너무너무 사랑하는 여자입니다. 뱀으로 만들어진 머리카락에, 눈을 마주치는 사람을 모두 돌로 만든다니. 설정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메두사를 처음으로 만든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로 기가 막힌 것 같아요… 현대인의 입장에서 신기하고 감사할 정도랍니다…!
이처럼 신화 안에 등장하는 괴물들이 여성의 모습일 때가 정말 많아요. 이런 여성의 모습을 한 괴물들에게 항상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근데 신화를 쓴 사람은 대부분 남자들이잖아요?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을 괴물에 반영했을 텐데 괴물이 대부분 여자라니? 여자들이 너무 무서운 나머지 그들을 괴물로 만든 남자들의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여자들에게 잡아먹히거나 심한 짓(?)을 당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하여튼 그 은밀한 심리들도 생각하면 참 흥미롭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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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를 빌려서 최근에 재미있게 본 것들을 독자분들께 영업(이라 쓰고 강요라 읽는)할 수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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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하면서 소설을 보기는 조금 어려운데 시집은 얇고 간결해서 자주 찾게 됩니다. 최근에 읽었던 시집 중에 굉장히 좋았던 시집이 있습니다. 2024년에 나온 김언희 시인의 『호랑말코』라는 시집입니다. 이 시집을 읽으면 세상이 찢어지는 감각을 느낄 수 있어요. 읽는 나의 세상이 박살 나는 경험을 하고 싶다, 그러면 『호랑말코』와 『트렁크』, 두 권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김언희 시인이 일흔이신데 쓰는 시어들이 굉장히 현실과 맞닿아 있어요. 제가 먼 훗날에도 작가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감히 이분을 닮은 정신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소마이 신지 감독의 〈이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자기가 알던 세상이 쪼개져버리는 아이가 주인공인데요, 엄청나게 방황하면서도 자기가 무언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나아갑니다. 올해 봤던 영화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았어요. 굉장히 감정적으로 사람을 몰아붙이는 영화라고 느꼈고 별점 5점을 준 영화입니다. 아시죠? 누군가의 5점 영화란… 객관성을 좀 잃고 본 영화라는 것을요. 정말 제 영혼을 이야기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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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차기작에 대해서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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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은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삶에서 도망쳤다가 이상한 남자를 만나서 인생이 꼬여버리지만, 동시에 아주 즐겁고 흥미로워지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로맨스물입니다. 다른 하나는 두 미친 여자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고래와 같은 큰 해양생물들은 죽어서 좌초되면 기증되거나 근처의 매립지에 묻히는데요. 원래 고래는 육지에 머물거나 묻히기 위해 태어난 생물이 아니거든요. 크기도 크기지만 신체와 장기가 바닷속에서 분해되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거대한 고래의 죽음이 바다에서 하나의 세계와 생태를 이루게 된다고 해요.) 매립지에 묻혀버린 고래를 훔쳐 오려 하는 여자아이들을 두번째 장편으로 생각중입니다.
단편은 너무 많아요. 첫번째는 지구가 멸망하는 이야기입니다. 부자들의 지하벙커에서 일하는 메이드 이야기인데, 실제로 마크 주커버그가 하와이에 지하벙커를 만들었다고 해요. 어마어마한 세월 동안 구축된 문명과 축적된 시체 밑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그러는 걸까요? 그리고 또하나는 『유리병 속의 나나니』 후속편입니다. 주인공인 유리와 에이군이라는 소년이 어떻게 어른이 되어가는지를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요. 차근차근 작업을 하는 중이긴 한데 손이 두 개뿐이라 문제네요. 제가 분신술을 쓸 수 있는 닌자가 아니기에…😓 맨 처음 말한 이야기를 가장 우선해 그리고 있습니다. 부산의 ‘기장’이라는 지역에 답사를 다녀왔는데, 어촌 동네의 분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의 구체적인 동네를 배경으로 하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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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당』의 완결 기념 북토크답게 마지막 권의 비하인드로 마무리해보겠습니다. 미라와 세나에겐 사실 다른 결말도 있었다고 살짝 말씀하신 적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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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마주친 사람을 돌로 만들 수 있는 미라가 세나의 죽음 후 조각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나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돌의 모습으로 발견되는 사건들이 발생해요. 이를 두고 미라가 대리석으로 조각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눈을 마주쳐 돌로 만든 존재들을 작업장에 전시해두고 있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죠. 결국 의심을 사 조사를 받게 되고 미라는 교도소에 복역을 하게 됩니다. 완벽한 증거가 있던 것은 아니기에 금방 출소하지만 엄청난 화제를 모읍니다. 진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는, 실감나는 석상들이 그녀의 작업장에 있다는 소문 덕분에요. 미라는 조각가로서 큰 사랑을 받고 어엿한 작가가 되어 자기만의 아틀리에를 열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래 뒤 어느 날, 미라의 아틀리에의 문을 열고 들어온 어떤 이가 미라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더라… 하는 결말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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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편집자: 지난달 열린 ‘하만전’ 다녀오셨나요? 저는 사정이 있어서 마지막날 오후에야 갔는데 많은 책들이 품절되었더라고요. ‘책 품절’만큼 아름다운 울림을 가진 단어가 또 어디 있을까요. 아쉬움보다는 흐뭇함이 가득한 나들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상반기의 ‘칸새’에서 알게 된 작가님들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일 년에 두 편이나 오리지널 창작물을 출품하신 건데 얼마나 분투하셨을지… 그만큼 보람과 기쁨도 있으셨길 바라며 작가님들께 응원한다고,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겠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 년에 두 번이나 한국만화를 만날 기회가 생긴 것도요. 이것도 참 감사해요. 기회 마련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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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편집자: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의 사회를 진행했습니다. 1권을 출간하면서부터 염원해왔던 북토크를 마침내 할 수 있었어요. 독자분들이 미리 보내주신 질문과 제가 편집하면서 궁금했던 점을 잘 정리해서 작가님과 이야기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평일 저녁에 귀한 시간을 내서 자리를 빛내주신 독자분들과 먼길 와주신 산호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북토크 진행은 처음이라 온몸에서 땀이 폭발했지만 티내지 않으려고 정신을 부여잡았는데… 작가님도 심장이 매우 빨리 뛰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야기 나눌 때 평온해 보이셨는데 실은 나랑 비슷했구나 싶어 웃음이 났습니다. 북토크 이후 사인을 해주실 땐 일일이 독자분들께 좋아하는 꽃을 묻고 직접 그 꽃을 그려주시는 모습에 작가님의 애정을 느꼈어요. 독자분들의 반짝이는 눈빛에서 작가님을 향한 마음도 느껴졌고요🥹 산호 작가님과 함께 책을 만들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작품도 함께하길 마음 깊이 바랍니다✨P.S. 집에 돌아와 작가님이 주신 선물을 열어보고 따뜻한 밤을 보냈습니다. (산호 작가님 스릉흡느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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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편집자: 우오토 작가의 만화 원작 영화 〈100미터.〉를 보고 왔습니다. 상영관도 없고 시간대도 애매해서 포기하려 했는데 마침 홍대에서 조조로 상영을 하길래 냅다 다녀왔습니다. 만화 〈100미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자이츠가 불안은 대처해야 할 대상이 아니며 불안에 오히려 생명의 묘미가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근데 영화로 보니 카이도의 “현실로부터 도망쳐볼까!!😎”가 단연 1위였습니다. (진짜 미친놈 같아서ㅋㅋ) 그리고 히게단이 부르는 OST 〈らしさ〉도 너무 좋았구요. 사실 노래만 들었을 땐 너무 청춘 열혈이라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 영화는 저한테 따뜻한 영화였거든요. 우오토 작가님의 만화가 다 그렇지 않나요? 차가운 척해도 따뜻해요. (이 세상이 아무 의미도 없는 곳이라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만화가 따뜻하지 않을 수가 있나 싶고요. 그런 의미에서 다들 〈100미터.〉를 보러 갑시다. 그리고!! 자이츠와 카이도, 토가시와 코미야에 대해 깊.생.을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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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편집자: 반신반의하며 편집했던 작품이 시간이 흘러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 얘기입니다. 훌륭한 작품인 것은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뭐랄까… 작품이 감동적인 것과 인물에게서 ‘모에’를 느끼는 건 상당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보니… 『지.』 『100미터.』 애니메이션 덕분인지 트위터 추천 탭에 『지.』 연성이 종종 눈에 띕니다. 머리가 벗겨진 수도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게 어쩐지 감동적입니다. (많은 거 맞나?😦) 이 흐름을 타고 『어서 오세요! FACT에』까지 읽어주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게 감사하기도 하고요. 작년 우오토 작가님 강연에서 신작 소재는 ‘고기’라고 얘기해주셨던 게 생각이 나는데요. 하루빨리 신작으로 만나뵐 수 있기를 기다립니다. 『FACT』 완결권도 곧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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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comics@munhak.com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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