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실제로 이 상들이 발표되면 바로 찾아보시나요?
C편집자(『에도의 장인들』 담당) : 본 순위가 발표되기 전부터 1차·2차 후보작들이 미리 공개가 됩니다. 〈만화대상〉의 경우 1차 200개, 2차 10개의 작품이 공개가 되고, 마지막으로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압니다. 1차까지는 찾아보지 않아도 2차는 확인하며 저희가 놓친 작품이 있는지, 또 우리 작품이 올랐는지는 체크합니다.
H편집자(『해변의 스토브』 담당) : 저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느끼기로 〈만화대상〉은 일본 현지 인기의 ‘평균 지표’라는 인상이에요. 업계 사람들이 뽑은 것이기에 작품성이면 작품성, 상업성이면 상업성 양면으로 뛰어난 작품들이 고르게 랭크된다는 느낌이랍니다. 반면 〈이 만화!〉는 ‘지금 당장’ 인기 있는 작품이랄까요. 그 해의 가장 인기 있었던 작품이 확실히 순위에 오르는구나 싶습니다.
Q. 어떤 상의 선정 작품들이 개인의 취향과 잘 맞던가요?
H편집자 : 〈이 만화!〉, 그중에서도 남자편입니다. 제가 순수하게 즐겨 보는 히트작의 소년만화들이 많이 랭크되거든요.
C편집자 : 저는 〈데즈카 문화상〉이 랭킹을 떠나서 일본 만화 업계와 문화계에 파급력을 미치는 작품들의 지형도를 그려볼 수 있는 상이라 흥미롭습니다. 심사위원이 따로 있는 만큼 선정 취지를 알 수 있는 점도 그렇고요. 이전에 『귀멸의 칼날』이 일본 사회에 미친 파급력을 인정받아 특별상에 선정됐다는 점이 그 일례라 할 수 있겠어요.
Q. 선정된 상들 중 기억나는 작품이 있나요?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H편집자 : 일단 최근 3년 동안 선정된 작품들을 순위나 상에 관계없이 쭉 나열해볼게요. 『룩백』 『여학교의 별』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 『다윈사변』 『아카네 이야기』 『이거 그리고 죽어』 『정반대의 너와 나』 『천막의 자두가르』 『너와 우주를 걷기 위하여』 『황천의 츠가이』 『에도의 장인들』 『히카루가 죽은 여름』 『타코피의 원죄』 『안녕, 에리』 등등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국내에 출간이 되었고 아실 만한 인기 작품이에요.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만화들입니다.
C편집자 : 『너와 우주를 걷기 위하여』를 한번쯤 꼭 보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정면으로 장애, 저소득층 등 사회 주변부의 인물을 버디로 내세운 만화가 흔치 않다고 느꼈고,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주인공의 묘사가 무척 현실적이라서 현실의 사례들을 돌아볼 수밖에 없는 만화였습니다. 메시지가 분명하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아 독자들에겐 감동과 의의를 주는 만화이자, 창작자로서도 ‘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며 읽으면 좋을 만화입니다.
H편집자 : 제가 추천하고 싶은 만화는 2024년 〈이 만화!〉 여성편 2위에 오른 『신경쓰이는 사람이 남자가 아니었다気になっている人が男じゃなかった〉라는 백합만화입니다. 백합이 순위에 드는 것은 조금 드문데, 이렇게 백합들도 하나씩 순위에 올라줘야(?) 앞으로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정말 그림이 예쁘고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