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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고야 말았습니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2025년,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이 밝았습니다…(두둥!) 《만화다반사》 구독자분들은 새해 첫날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하네요. 아침 일찍 일어나 첫 일출🌅을 보며 소원도 빌고, 가족들과 따뜻한 떡국도 드셨으려나요? 새해를 맞아 야심 차게 다이어리도 쓰고, 건강과 다이어트를 결심하며 헬스장 결제도 하고요😅 계획한 대로 힘차게 새해를 시작하셨길 바라며, 2025년에는 원하는 바 모두 이루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문학동네 만편부는 2025년에도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워두고 바로 열.일.태.세.🐜에 돌입하였으니 올해도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라요😁 오늘 《만화다반사》는 2025년 만화편집부의 첫 책의 저자 인터뷰를 담았는데요, 분량이 빵빵하답니다! 바로 GO 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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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다반사_문학동네 만화편집부의 끝과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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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 10권 출간 드디어 10권입니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권은 2023년 겨울까지 연재된 웹툰 〈극락왕생〉의 모든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10권에서는 문수보살을 찾기 위해 새로운 무대 ‘아수라도’로 향하는 자언과 도명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수라도에 가기 앞서 도착한 천상도에서 그곳을 관장하는 제일 신 ‘범천’이 등장하는데요. ♥바보 범천♥의 매력에 빠져보세요(너무 귀여워).
권말에는 제가 2권 「비와 당신」만큼이나 좋아하는 에피소드 「지장삼존」이 실렸습니다. 지장보살을 처음 만난 도명이의 이야기인데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중생을 구하는 지장과, 그런 지장을 보고 “보살님 가실 때 같이 극락에 가겠다”라고 말하는 도명이를 보고 판출력 넘기는 그날까지 교정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판 한정으로는 지장보살의 모습을 담은 홀로그램 책갈피를 준비했습니다. 사은품 실물을 보자마자 만족감에 또 눈물😂을 흘렸으니,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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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 5·6권 동시 출간
국가에서 정한 최저 생활비를 벌지 못하는 사람들의 생활 보호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이야기,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 5·6권이 출간되었습니다. 4권에 이어 남편의 가정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노인 여성의 이야기가 일단락되고, 알코올 의존증으로 건강과 생활을 망치고 있는 남성에 대한 새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애환과 사정, 그들이 좀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공무원들의 이야기. 관련 단체와 업계 종사자들을 밀착 취재해서 리얼한 현장을 그려낸 웰메이드 사회만화를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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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9권 출간 원소와의 싸움을 앞두고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여포를 제거하려는 조조! 전면전으로 몰아붙이는 조조군과의 전투에서 수세에 몰린 여포는 새 근거지를 찾아 떠나지만 조조 책사의 지략에 의해 결국 붙잡히고 맙니다. 여포를 손에 넣은 조조는 자신의 前 책사인 진궁과 마주하는데요… 해묵은 악연의 끝, 맹장의 죽음을 그리며 조조의 행보를 더욱 주목하게 합니다! 초판 한정으로 드리는 포토카드는 여포, 진궁, 하후돈으로 준비했습니다. (3종 중 1종 랜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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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피어즈』 7권 출간 눈 내리고 찬바람이 쌩쌩 부는 한겨울에 그렇지 못한 표지… 이번 7권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바다로 여행을 떠난 이치카와 아리아 일당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여느 또래 친구들처럼 물놀이, 불꽃놀이로 바다를 즐기고 있었건만, 깊어지는 여름밤 갑자기 ××가 등장?! 『뱀피어즈』 장르에 공포물도 추가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애정하는 서브커플 카라와 얀얀… 아니 샤디라고 불러야겠지요? 둘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차근차근 풀린답니다, 기대 많이 해주십쇼! (저는 이 커플에 따봉 백만 개입니다…) 참! 아름다운 7권 출간 기념, 초판 한정 엽서도 꼭 챙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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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티드 플라워』 5·6권 동시 출간 『현시연』의 키오 시모쿠가 선사하는 패럴렐 월드! ‘오타쿠의, 오타쿠를 위한, 오타쿠에 의한’ 코믹 에로 『스파티드 플라워』가 오랜만에 찾아옵니다. 자신을 오래 짝사랑해온 후배와 사고를 친 오타쿠 아빠!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수상함을 눈치챘고, 오히려 주변인들이 진상을 밝히고 정리하기 위해 고민합니다. 과연 이 상황은 어떻게 흘러갈지🤯~(?) 아슬아슬하고 두근두근한 그들의 일상을 만나보세요! 1월 8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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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으로 유수의 만화상을 석권!
29세의 관록 있는 신인, 사카우에 아키히토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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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편집부의 신년 첫 책으로 대단한 작품이 옵니다. 『에도의 장인들-간다 고쿠라초 이야기』 (이하 『에도의 장인들』)이 그 주인공인데요. 편집부에서도 ‘장인을 그리는 이 만화가 장인의 작품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던 만화입니다. 호방하면서도 세밀한 필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일본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장인의 일상을 그린다는 수더분한 줄거리임에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안에 들끓는 에너지를 기분좋게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랍니다.
오늘 《만화다반사》에서는 『에도의 장인들』의 저자, 사카우에 아키히토 작가를 서면 인터뷰로 만나보았습니다. 지난 10월, 담당 편집자로서 일본에서 열린 북토크에 참석해 사카우에 아키히토 작가를 처음 만났는데요. “만화가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직업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취재를 위해 제철소에 일하러 간다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고 이 작가님을 더욱 자세히 알고 싶어졌달까요. ‘만화가는 장인이다’라는 말을 몸소 증명하는 신인 만화가의 진솔한 인터뷰, 지금 바로 만나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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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Akihito Sakaue / LEED PUBLISHING Co.,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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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지난 북토크 때 만나 뵙고 서면으로는 처음 인사 드리네요. 한국의 독자분들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에도의 장인들』의 작가 사카우에 아키히토입니다. 이 만화에 관심을 가져주신 한국의 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Q2. 데뷔작 『에도의 장인들』로 제28회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신인상, 2024 일본만화대상 3위, 2024 〈이 만화가 대단하다!〉 남자 편 3위까지, 수많은 타이틀을 석권했습니다. 신인으로서 대단한 쾌거를 이룬 것이 기쁜 한편 부담감도 느끼실 것 같습니다. 29세의 나이로 첫 상업 데뷔를 하셨는데, 그전까지는 어떤 일을 하며 살아오셨나요?
A2. 말씀하신 대로 기쁨과 부담감 모두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만화 제작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기 때문에 “좀더 빨리 그려야 하는데…!”라는 압박감을 혼자 멋대로 느끼고 있답니다. 단행본으로 데뷔하기 전에는 출판사와 광고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러스트를 그리거나, 출판사 소학관(小学館)의 학습만화 『일본의 역사』 시리즈에 수록되는 일러스트를 그리는 등의 일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었어요. 그 사이사이 조사와 취재를 거쳐 『에도의 장인들』을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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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장인이 그저 통을 만들 뿐인 이야기’인데, 왜 재밌을까?’
취재부터 인물 설정까지, 시대극 만화가의 창작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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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시대극이라 하면 으레 무인이나 귀족, 정치가의 삶을 그리기 마련인데 『에도의 장인들』은 ‘장인’이 주인공입니다. 독자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드리자면, 데뷔작의 전신이 된 동인지 「불을 끄는 솔개火消しの鳶」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년소녀의 로맨스 활극이지만 소방사들의 화재 진압 장면으로 막을 여셨지요. 이러한 부분에서 직업인을 다루는 일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장인’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요? 장인이 주인공인 만화를 그리기까지, 작가님이 거쳐오신 여정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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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 『불을 끄는 솔개』를 읽어주셨군요! 소규모로 발행했던 동인지인지라 읽어주셨다니 매우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장인에게 관심이 생긴 계기는 에도시대의 소방사를 그리게 되면서였습니다. 당시 의용소방대(町火消し)라고 불렸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전업이 아닌 부업으로 소방관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토목, 건축, 목공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았고요. 즉, 의용소방대를 그리려면 장인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만 하는 거죠.
또 에도의 가옥은 대부분이 목조 주택이었기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물을 끼얹는 정도로는 진압이 되지 않고 불길이 쉽게 번지고는 했습니다. 따라서 당시의 화재 진압은 ‘이 구역까지는 (어쩔 수 없이) 불에 탈 수밖에 없다’라는 경계선을 상정해둔 채, 그 일대의 가옥을 파괴하고 가연물을 제거하여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이른바 ‘제거 소화(破壊消防)’라는 방식으로 불길을 잡은 것입니다. 따라서 의용소방대라면 이 제거 소화가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하고, 제거 소화를 잘하려면 건축물의 구조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목수나 미장이를 비롯한 장인들을 조사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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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전통 문화의 수호자’ ‘인간 무형 문화재’ 등으로 일컬어지는 ‘장인’. 한국에서는 장인을 일상적인 존재보다는 경외의 대상으로, 거리감을 갖고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에도의 장인들』 속 장인들의 면면을 보면 경외심이 드는 한편 무척이나 친숙한 존재로도 느껴지는데요. 이는 장인이라는 존재를 ‘재밌다’고 느끼는 작가님의 마음이 컷마다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권위 있는 존재로서의 장인을 넘어 장인을 인간미 있는 흥미로운 캐릭터로 만들기 위한 작가님만의 주목 포인트가 있을까요?
A4. 저 또한 장인들이 만들어낸 것을 보다보면 남다른 정밀함에 경외심을 품게 됩니다. 장인들의 공방에는 대부분 작업 선반이 있는데, 취재할 때도 함부로 성역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저는 라쿠고(일본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전통예술. 한 사람의 화자가 무대 위에 앉아 음악이나 장치 없이 오로지 부채와 손수건을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를 좋아하는데요. 라쿠고에 등장하는 장인들은 권위를 거부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합니다. 다소 맹한 구석이 있는가 하면 화도 많고 눈물도 많은, 그야말로 인간미 넘치는 인물이 많이 등장해요. 또 어떤 인터뷰에서 한 장인분이 “기억력이 나쁜 사람일수록 한번 기억한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 “일머리가 없는 사람일수록 좋은 장인이 될 수 있다”고도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느 직업이든 적성이라는 게 분명 있겠지만 실력과는 별개로 제법 독특한 성미를 가진 분들도 많아서 인간으로서 꽤나 매력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신선 같은 장인분도 계시지만요, 하하… 따라서 저는 장인을 ‘마을 곳곳에 자리를 잡아 사람들이 곤란할 때 기꺼이 도움을 주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존재였을 것이다’라고 상정하며 그리고 있습니다.
Q5.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5. 『에도의 장인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겐 저마다 애착이 갑니다만, 다다미 장인 일행이나 미장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겐스케처럼 주변 환경에 쉽게 휘둘리곤 하는 캐릭터에게 정이 갑니다. 통 장인과 같은 다부진 성격의 누님에게는 애착보다는 동경의 감정을 품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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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장인, 미장이, 통 장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
© 2023 Akihito Sakaue / LEED PUBLISHING Co.,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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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북토크에서 “취재 후에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전혀 달라진다”고 말하신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밀한 묘사의 근간에는 취재가 있다는 말씀이시겠지요. 1권 2화 「도검 장인」 에피소드의 경우, 취재중에 만난 장인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캐릭터와 이야기의 얼개를 완전히 바꿨다는 얘기도 하셨습니다. 시대물을 그릴 때, ‘취재’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취재 과정에서 있었던 흥미로운, 또는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A6. 먼저 취재 전에 서적이나 동영상 자료를 참고해 조사를 합니다. 사전 조사를 해야만 취재할 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늘어납니다. 1권 2화 「도검 장인」 에피소드를 예로 들자면, 제가 찾는 자료마다 “칼은 신가네(연철)를 넣어 만듦으로써 부러지지도 휘지도 않는 도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는데, 막상 취재하러 가니 “신가네가 없어도 칼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사전 조사를 했기 때문에 취재처의 장인분들이 말하는 내용이 얼마나 의외의 것인지, 또 거친 것인지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전 조사가 없었더라면 “흐음, 그렇구나” 정도의 생각만 들었을 수도요.
또, 조사만 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도 취재를 통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칼을 만드는 대장간은 의외로 굉장히 어둡더라고요. 대장간에서 불의 온도를 재려면 눈으로 불꽃의 색을 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도를 어둡게 유지한다고 합니다. 이런 것은 실제로 보러 가지 않으면 알 수 없지요. 그 밖에도 작업 도구의 배치, 공방의 어디에 녹이 슬었고 어떤 부분이 더러운지 등 세세한 디테일을 만화 속에 그려넣음으로써 전반적인 분위기도 달라지고, 독자분들도 인상적이라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시대극이든 판타지든 ‘그럴듯한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그려야만 세계관에 몰입하기 쉬워진다고 생각하여 취재를 통해 현장을 몸소 느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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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검 장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대장간의 모습.
© 2023 Akihito Sakaue / LEED PUBLISHING Co.,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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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시대극을 그리는 많은 창작자들의 고충 중 하나가 바로 ‘고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픽션으로서의 재미를 담보하면서도 시대에 충실한 이야기와 그림을 만드는 과정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죠. 이와 관련해 작가님이 가지고 계신 창작관이 있다면 들려주시겠어요? 고증과 작가님만의 창의력을 섞는 비율이라든지요. 시대극 만화를 그리려는 창작자들에게 조언이 될 수 있을 듯해요.
A7. 저도 지금 그 밸런스 때문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대 고증을 철저히 한다고 해서 만화가 재밌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이 이상은 내 멘털이 버티지 못한다’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만 조사합니다. 그럼에도 전문가 입장에서 봤을 때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잘못 그리는 경우도 많아서 참 힘듭니다. 재밌게 본 시대극 영화에서 얼마나 고증을 철저히 했는지, 고증 수준을 참고하기도 해요.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Q8. 『에도의 장인들』의 특징 중 하나는,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입니다. 미장이의 우두머리 ‘조시치’ 등 여자 주인공들의 활약이 반가운 것은 물론, 이야기 자체에 주인공의 성별을 의식하지 않고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A8. 육체 노동이 주가 되는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수많은 남성 노동자들 사이에 적지만 여성 노동자들도 있었습니다. (신입이었던 제가 봤을 때) 그분들은 그곳의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생물학적인 성차는 있더라도 직업의 적성에는 성차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제가 에도를 그린다고 했을 때, 여성 장인이라는 드문 존재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어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리고 싶은) 백만 명의 장인 중 아직 몇 명밖에 못 그렸지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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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미장이들의 우두머리이자 여성 장인 ‘조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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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그리고 만화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직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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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에도의 장인들』을 읽다보면 치밀한 디테일 묘사에 탄복하게 됩니다. 이런 만화를 그리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걸지 절로 궁금해집니다. 작품의 연재처 《토치》가 비정기 매거진인 만큼 스스로 끝을 정해두지 않으면 작업에 한없이 시간을 쏟게 될 것 같기도 해요. 한 화를 집필할 때 보통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나요? 이야기의 구상부터 탈고까지, 대략적인 작업 타임라인이 알고 싶습니다.
A9. 큰 플롯을 짜고, 조사하고, 세부 플롯을 짜고, 취재하고, 콘티를 짠 뒤 작화 작업을 하는 것으로 한 화가 완성되는데, 그렇게 한 화를 만드는 데 짧으면 세 달, 길면 아홉 달까지도 걸립니다.
Q10. 『에도의 장인들』을 그리는 작가님 역시 ‘만화의 장인’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캔버스를 모눈종이 모드로 해놓고 ‘모눈 한 칸에 5회 이상 선을 긋지 않는다’ ‘펜 굵기는 0.2mm 이하로 설정하지 않는다’ 등 작가님만의 작업 원칙을 듣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작가님만의 또다른 작업 원칙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9. 흑백만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매뉴얼화 할 수 있는 건 펜선의 굵기, 간격, 밀도 정도인데요. 그 말은 곧 그 외의 모든 요소들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비유지만 제 작화 방식은 데생에 가깝습니다. 기준점이 되는 광원을 중심으로 어느 부분이 제일 밝고 어두운지, 어디에 명암 경계선이 있고 어디에 반사광이 닿는지 등을 의식하며 그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오로지 감각에 의존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매뉴얼로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기 어려운 것 같아요. 만화 그리는 법을 알려주셨던 만화가 선생님이 “너랑 같이 일하는 어시스턴트는 힘들겠다. 나는 못 해”라고도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0.2mm 이하의 선’이라는 원칙도 그 선생님 밑에서 배운 아날로그 작화 방식을 제 나름대로 언어화한 것이에요. 그걸 따라 그리면 수작업 느낌이 나는 작화가 완성될 따름입니다. 이런 건 (그림 그리시는 분들에게 있어) 그리 특별한 감각은 아닐 것 같습니다.
Q11. “만화가라는 직업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인과 비슷하다”고 하셨지만, 그럼에도 효율이나 경제성만이 아닌, 본인의 스타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장점도 있으시겠죠?
A11. 제 작업 스타일의 좋은 점은 ‘작품을 반드시 완성시킨다’라는 책무를 짊어지는 대신,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 걸 그릴 수 있다’는 것일까요. 일하면서 배우는 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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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장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작업 과정의 한 장면.
세세하게 묘사된 짚들 덕에 눈앞에서 다다미 제작 과정을 지켜보는 듯하다.
© 2023 Akihito Sakaue / LEED PUBLISHING Co.,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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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2.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수상 소감에서 데뷔 전 담당 편집자로부터 “그림에만 온 힘을 쏟은 만화를 그려봐라”라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작가님이 “그림에 온 힘을 쏟으면 이야기와 캐릭터의 힘은 완전히 빠져버릴 것이다. 그래도 괜찮겠냐”고 답하셨다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많은 창작자들의 라이프워크기도 할 텐데요. 그림, 이야기, 캐릭터, 대사 등등…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어느 정도의 균형 감각으로 만화를 그리고 계신가요? 그림에만 온 힘을 쏟아선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나오긴 힘들 것 같아서요.
A12. 제 담당 편집자님이 한 인터뷰에서 “『에도의 장인들』의 플롯은 라쿠고의 감각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라쿠고를 좋아하다보니, 정말로 그 감각이 무의식적으로 스토리 구성에 도움이 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다테가와 단시(立川談志)라는 라쿠고 가문이 “라쿠고는 인간의 ‘업보(業)’를 긍정한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저는 이 사고방식을 참 좋더라고요.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으로서 ‘이런 사람에게는 이런 ‘업보’가 있기 마련이지, 이런 업보가 있으니 더욱 좋은 거지’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와 캐릭터, 대사 등을 만들고 있달까요? 그에 비해 그림은 ‘어디까지 파고들 것인가’가 제 안에서 과제가 된 참이라 최근에는 너무 과도하게 힘을 쏟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Q13. 원래는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하는 소년만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하셨죠. 다수의 히트작이 매해 나오는 잡지라는 건 알지만 한국만화 독자로서 일본에서 만화를 그리는 분들께 『주간 소년 점프』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한가요?
A13. 《주간 소년 점프》는 지금도 일본만화의 주류를 만들어내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학생 때 《점프》의 연재작 『블리치』 『원피스』 등을 읽으며 자랐는데 이 작품들에 완전히 영혼을 빼앗겼었습니다. 지금도 《점프》 연재에 동경은 있긴 하지만 (그곳에서 연재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만화 자체에 대한 동경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요? 지금 당장은 작업 속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기본기에 힘을 쏟고 싶습니다.
Q14. 마지막으로 끝인사와 함께 이 인터뷰로 『에도의 장인들』에 관심을 가질 독자분들께 직접 작품을 소개해주시면 좋겠어요.
A14. 한반도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으며 십육 세기 말까지 축적된 일본 문화는 에도시대에 접어들어 여러 변곡점을 맞이한 끝에 무르익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일본풍 문화(和風文化)’라고 불리는 것은 이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에 가장 많이 발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도의 장인들』은 에도 사람들의 중심지 ‘간다(神田)’를 배경으로, 장인들이 기술을 갈고 닦아 일상생활을 문화의 수준까지 승화시키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이 만화를 읽으며 일본과 한국의 비슷한 점, 다른 점 등을 찾아주시면 기쁘겠습니다.
…항상 이 만화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은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 이 작품을 만화가 아닌, 거의 논문과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그리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에도 장인들의 꾸밈없고 거짓 없는 생활상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로라하는 만화상을 석권한 『에도의 장인들』
1월 9일 출간 예정 (13일 전자책 출간)
👉 1화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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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편집자 : 돌이켜보니 ‘2024년은 만화편집부의 전환점이 될 거’란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요. 평소와 다름없이 일했지만, 새로운 방향으로 가기 위한 시도와 준비가 많았던 게 그 이유 같습니다. 일부는 이미 성과를 보이기도 했고요. 우선 대외적으로는 ‘빗금’으로 그전과 다른 작품들의 출간을 시도했고, 처음으로 해외 작가님을 초청해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국내의 창작 행사에도 참여했고, 어느 해보다 국내 출판만화 계약과 출간이 다채롭고 많았습니다. 내부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요, 정기적으로 팀원들과 기획회의를 통해 검토 의견을 나눈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 와중에 우리 팀원들은 넷이서 신간 80권을 넘게 출간했습니다. 엄혹한 환경 속에서도 고생 많았다고, 감사와 격려를 전합니다. 2025년에도 즐겁고 건강하게 같이 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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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편집자 : 오늘(2024년 12월 20일) 올해 마지막 책의 인쇄 감리를 다녀왔습니다. 12월은 책 다섯 권을 만들면서 인쇄소에 세 번 다녀왔는데, 갈 때마다 감리를 기다리는 책들이 참 많더라고요. 빼곡한 감리 스케줄을 보며 출판인들은 하루도 쉬지 않는구나😮, 시국은 혼란해도 출판인들은 책을 만드는구나! 그렇게 느꼈습니다. 하루 빨리 혼란이 진정되어서 편집자들의 노력과 애정이 담긴 책들이 많은 독자분들께 가서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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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편집자 : 다사다난한 12월이었습니다. 흠… 계엄이 있었지요. 계엄… 그리고 탄핵…😨 사실 이 뉴스들이 뇌를 다 덮어버리는 바람에 12월에 무엇을 했나 떠올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부지런히 일함요. 12월에는 두 작품의 인쇄를 진행했는데요, 바로 『마이 홈 히어로』 25권, 『뱀피어즈』 7권입니다. 두 작품의 담당 디자이너분들은 문학동네 안에서도 손이 빠르기로 유명하신 분들이에요. 제가 그분들의 덕을 많이 보고 있답니다. 『마이 홈 히어로』 25권을 마친 어느 날이었습니다. 디자이너님에겐 미안하지만 바로 26권의 작업을 들어가고자 재료(그림수정 완료된 그림 파일+번역대조 완료된 완고)를 드렸거든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다음날 초교가 나왔습니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닙니까?! 참 나, 이렇게 되면 어? 내가 어? 바로 초교를 봐야지… 사랑합니다, 문발리 최고 디자이너 이♡♡ 님… 아, 참고로 제 개인적인 빅데이터에 의하면 출판 실무계의 비수기는 12월, 1월입니다. 모든 책을 털어내고(?) 추운 날 난로의 미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늘어져 있기 좋은 때죠. 사실 한겨울인 12월부터 1월의 파주 출판단지는 너무나 추워서 정오가 지나도록 곱은 손이 펴지지 않으며 언 발이 녹지 않아요. 농담 같다구요? 진짜입니다. 농사와 비슷합니다. 진짜…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예요. 실무를 하기가 너무나 어려운 환경이거든요… 어쨌거나 그런 비수기에도 힘내주신 디자이너님께 감사드리며… 여러분 모두 따뜻한 세밑 보내시길 바랍니다,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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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편집자 : 제가 12월 동안 제일 많이 한 말이 ‘내년에 하죠’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은 연차 털고, 크리스마스 있고, 31일에 회사가 쉬다보니(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오후 반차를 쓰고 약 20분 뒤 튀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 남은 근무일이 얼마 되지 않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회사의 몇몇 동료분들도 긴 휴가를 떠나서 제가 일을 해놔도 진척이 안 나니 ‘내년에 하죠’를 연발했습니다. 그렇게 연발하고 보니 1월이 되자마자 확인해야 할 원고가… 다음 교정지가… 표지 시안이… 완역 원고가…😃🔫 2025년이 안 올 것처럼 굴었던 대가가 큽니다. 참고로 2025년 만화편집부에서는 명품 같은 단편집 라인업이 기다리고 있어요(‘참고로’를 빌미로 자연스럽게 내 새끼 자랑으로 넘어왔다). 우리 독자님들이 어쩌면 오래 기다렸을 책부터 주목해야 할 신인들의 단편집까지, 기대를 120% 충족시킬 만화들이 내년에 막 쏟아지니까 기대해주세요. ㄹㅇ자신 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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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편집자 : 어지러운 시국 속에 혼란한 마음을 부여잡고 책을 만들다보니 한 해가 다 갔네요. 새해 첫 책으로 선보일 『에도의 장인들』은 연초 마음가짐을 다잡기에 아주 좋은 작품입니다. 뭔가를 해야 한다고 부추기지도, 혼내지도, 응원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장인들이 할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만화인데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경건해진답니다. (미리 보기 1화 링크를 눌러보시면 신인의 만력에 압도당하실 겁니다…!!👍) 신년 계획도 아직이고, 거창한 목표 세우기도 부담스러우신 분들. 『에도의 장인들』을 보시고 산뜻하게 한 해를 시작해보면 어떠실지요? (1월 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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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comics@munhak.com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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