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동네 만화편집부입니다.
시간이 다소 흘렀지만 지난 4월 5일부터 8일까지, 만화편집부는 처음으로 해외 저자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짧았던 와야마 야마 작가님의 내한 일정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마지막날, 작가님과 공항에서 헤어진 직후 들었던 생각은 ‘이 모든 게 사실 다 꿈 아니었을까😇…?’였습니다. 그만큼 황홀하고 즐거웠으며 또 아쉬웠답니다. 흩어져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또 작가님과 3박 4일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해하실 독자분들을 위해 내한 후기로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었음을 기록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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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오후 3시 김포공항. 생각보다 입국 심사가 늦어지고 있었는데, 이때까지도 저는 ‘작가님이 온다는 건 사실 다 거짓말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카도카와 출판사의 담당 편집자님 두 분과 와야마 야마 작가님이 등장했을 때 거짓말이 아님을 깨닫고 정신차려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날은 작가님의 다른 작품인 『여학교의 별』의 연재지 《필영》 5월 호 표지가 공개된 다음날이었습니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만난 지 약 10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참지 못하고 주접을 떨었습니다.
“어제 작가님이 그린 《필영》 5월 호 일러스트 표지를 봤어요.”
“아아!”
“그, 세 명이 이렇게, 나카무라 선생님 넥타이가 이렇게;;”
“아, 그쵸. 넥타이가 호시 선생님 어깨에 겹친…ㅎㅎ”
“네네네, 그거요. 완전 감동이었어요. ‘천재다’라고 생각했어요(가슴에 손을 얹고).”
“아하하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가슴에 손을 얹고).”
《코믹 바움》을 읽은 모리타가 된 기분이었지만 작가님은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셨습니다. 감사한 건 제 쪽인데 말이지요… 또 어떤 작품을 담당하고 있냐는 물음에 『초지일관! 벌거숭이 츠즈이씨』 시리즈를 대답해 드리니 무척 반가워하시기도 했습니다. 두 분은 정말 친한 ‘친구’ 사이라고 하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자리를 이동해 식사시간에는 좀더 편안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일단 어시스턴트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작업을 하신다는 점이었습니다. 밤에 파바박! 그리고 아침 8시쯤 취침, 오후 1~2시에 일어나신다는데, 건강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문제없다고 하십니다. 콘티가 안 풀릴 때는 그저 풀릴 때까지 책상에 앉아 있다는 말씀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뭐든지 술술 그리실 줄 알았거든요. 작업할 때는 한국 콘텐츠도 많이 보시는데, 드라마 <마스크걸>과 예능 <솔로지옥>을 시즌3까지 모두 보셨고 아이돌 스트레이키즈를 좋아하신다고 해요. 식사 중 최애 이야기가 나와 혹시 『여학교의 별』 4권 표지에 실을 인물을 정해두셨는지 여쭈었습니다. 작가님은 역시나 웃으시면서 ‘각 권에 가장 많이 나온 중심 인물을 그린다’라고 하셨는데, 기다려도 되겠지요? 작가님과는 내일 초강행군 일정(인터뷰 두 건+사인회 네 시간😂)을 위해 이만 헤어졌습니다. 서주아이스바를 먹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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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한을 위해서 독자분들로부터 모집한 질문, 경향신문 그리고 씨네21과 함께한 미디어 인터뷰를 준비했는데요. 독자분들과 기자분들의 질문이 너무 다른 톤이라(……)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언론사와의 인터뷰 동안에는 캐릭터, 작품의 설정이나 작가님의 작업 루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우선 스물다섯이라는 쿄지와 사토미의 나이 차이, 그러니까 사토미가 왜 ‘중학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초등학생은 너무 어리고, 고등학생 정도면 가라오케에 가자는 야쿠자의 말에 따라가지 않을 것 같았다는 답변에 ‘듣고 보니 그렇네…?’ 싶었네요. 사토미가 말보다 행동으로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을 그릴 때가 좋았다고 하셨는데, 몇몇 한국 독자분들 사이에선 시계 끓이는 장면을 ‘시계탕時計スープ’이라고 부른다고 알려드리니 엄청 웃으셨답니다.
독자분들이 어떻게 결말을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하셨는데, 그 답변은 ‘결말이 정해져 있다고 했는데, 바꿀 생각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을 답하다 나온 이야기였어요. 처음과 끝은 확실히 정한 채 시작을 하셨고, 작가님 역시 사토미의 진짜 행복을 알아가고 있기에 스스로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을 비치셨습니다. 대체 어떤 결말을 그리실까 싶었는데, 현재까지는 쿄지 시점에서의 이야기는 그릴 생각이 없다고 하셔서 더욱 결말이 궁금해집니다. 『가라오케 가자!』와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의 가장 큰 차이는 사람의 감정을 중점으로 그리는 것이고, 사토미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며 그리고 있으니 사토미의 변화를 지켜봐달라 하십니다. 벌벌 떨며 “죽는 사람은 없는 거죠…?😨”라고 여쭤보니 웃으시며 없다고 하셨으니 그건 안심하시기를요.
인터뷰를 들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작가님이 캐릭터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이 무척 크다는 것이었어요. 출판사에서 새로운 연재를 제안받았을 때, 전작의 캐릭터를 다시 데려와 작품을 그리신 것에서 가장 크게 느꼈어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그릴 수도 있으셨을 텐데 사토미의 감정을 정리해주고 싶어 후속만화를 그리신 것이 말이지요. 작품을 만들 땐 보통 캐릭터를 먼저 만든다는 말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인물을 그릴 때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그리기 위해 실제로 행동해보고 동선을 확인하며 그리는데, 이를테면 사람마다 팔짱을 끼는 다양한 포즈라든지, 의자에서 일어나는 순간의 자세 같은 것을 포착해 그린다고 하세요. 작가님의 작품 속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이런 섬세함과 애정에서 탄생하는구나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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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있을 사인회를 위해 사인회장에 도착했습니다. 작가님도 편집자님들도 사인회장에 비치된 등신대와 POP를 보자마자 반가움과 감탄을 보내주셨습니다. 사인회 전, 어떤 이미지로 현장을 꾸밀까 고민하다가 『가라오케 가자!』의 ‘방가방가’ 명함 장면과,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의 인기 폭발 시계 장면의 비슷한 구도를 느낄 수 있게,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이 된 사토미(2023년)와 20살의 쿄지를(2000년) 비교해 볼 수 있는 컷들을 골라 배치해보았는데요. 작가님 또한 20살 사토미와 20살 쿄지의 뒷모습을 나란히 둔 판넬을 갖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연신 사진을 찍고 에이전시 및 번역가 선생님 등 손님을 맞이하고 나니 어느덧 사인회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인회 전에는 가방에서 갖은 종류의 마카펜을 꺼내셨습니다. 검정 네임펜으로 이름과 사인만 후루룩 쓰는 보통의 사인회를 생각했는데, 하트는 핑크로, 이름은 검정으로, 효과는 골드로 3가지 펜을 이용해 정성을 가득 담아 사인하시는 것을 보고 작가님의 팬 사랑을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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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가님의 다정한 마음을 느낀 것은 역시 독자와의 만남 시간이었습니다. 사인회 시작하고 약 열 분 정도가 다녀가셨을 때쯤 “시간이 지연되고 있으니 진행 속도에 신경쓰자”라는 말을 듣고 저는 “??? 이제 열 분 다녀간 것 같은데 벌써 지연이 되고 있다고😨???” 싶어 마음이 급해졌지만(독자분들의 기다림, 카페 대관 시간, 통역사님의 퇴근, 저녁식사 식당 예약 시간, 무엇보다 선생님의 컨디션…) 작가님께서는 한 분 한 분 끝까지 인사, 질문, 악수 등을 받아주시며 성심성의로 맞이해주셨거든요. 사실 독자분들께서 하시는 질문 중 중복되는 것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처음 질문을 들은 것처럼 따습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작가님 덕에 저도 급한 마음에 불을 끄고 끝까지 독자분들을 반갑게 만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결국 한 시간이 지연되어 사과드렸지만 작가님은 오히려 여유 있게 한국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좀더 뵙고 싶었다는 말을 하셔서 저는 또다른 의미로 《코믹 바움》을 읽은 모리타가 될 뻔했습니다…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빠졌어, 너에게』의 메다카와 니카이도의 생일은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님의 답변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잠시 생각해본 뒤 “지금 같이 정해보아요. 메다카와 니카이도는 어느 계절이 어울리나요?”라고 독자분께 여쭈셨습니다.
“니카이도는 봄…?”
“봄! 그러면 이 질문을 해주신 오늘(봄)로 할게요. 4월 6일.”
“메다카는 겨울이 생각나요.”
“겨울도 어울리죠. 그럼 메다카는… 크리스마스로 할까요?”
최애의 생일을… 내가 작가님과 같이 정했다고…? 그리고 내가 질문을 한 오늘이 봄이라서, 오늘이 생일이 되었다고…?? 저라면 벅차서 죽었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는 물론 독자분들을 향한 큰 사랑을 느낀 질문과 답변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일요일도 아침부터 일정이 있었는데요, 새벽 다섯 시까지 독자분들의 선물과 편지를 읽으셨다고 하셔서 작가님의 깊은 마음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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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회를 마친 후 식사를 하면서는 한일 사인회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사토미군’ ‘고바야시 센세(선생님)’이라고 호칭을 분명히 붙여서 부르는 반면, 한국 독자들은 ‘사토미는’ ‘고바야시는’하고 호칭을 생략해서 약간 신기해하시더라구요. 그리고 한일 독자분들이 비슷하게 질문하는 것들도 있지만 일본 독자분들은 주로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에 대한 질문이 많은 편인 반면, 한국 독자분들은 캐릭터의 구체적이고 세밀한 정보 중심의 질문이 많은 것도 신기했다고 하셨습니다. 호죠 레이코 선생님이 최애라든지, 오사카 출신인 쿄지가 응원하는 야구 팀이라든지, 『가라오케 가자!』 속 사토미의 후배 ‘와다’의 풀네임을 여쭤보는 독자분이 있어 기억에 남았다면서요. 저는 내한 전 모집했던 독자 질문에는 고바야시 선생님의 쓰리사이즈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고(…약간 궁금하긴 함…) 알려드렸습니다. 작가님은 웃으시면서 고바야시 선생님의 키는 180cm 정도로 일본 남성치고는 확실히 큰 편이라는 설정으로 그리고 있다고 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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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사인회장에서 독자분들께서 작가님이 무엇을 드셨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놀랐는데요, 작가님은 정말 잘 먹고 돌아가셨습니다😉 가지나물 불고기 솥밥, 해물파전, 수육, 삼계탕, 갈비, 육회, 볶음밥, 전복죽, 크림치즈베이글, 계란빵, 치킨, 스타벅스 슈크림라테, 앤티앤스 프레즐, 노티드 도넛, 잔치국수, 꼬마김밥…… 떡볶이는 고급 떡볶이(풀네임 ‘부라타치즈떡볶이’, 1인분 28,000원. 맛있긴 했음.)와 포장마차 떡볶이(홍대입구역 9번 출구. 1인분 3,500원. 근데 이게 더 맛있었음…) 두 종류를 모두 드셨답니다. 한국 드라마를 본 후 포장마차에서 떡볶이가 드셔보고 싶었다고 해요. 특히 작가님은 소금빵, 베이글 같은 담백한 빵을 좋아하는 편이시고, 내한 동안 먹은 것 중에는 고기 불판에 볶은 밥이 가장 맛있었다고 하셔서 불판 누룽지를 긁어드린 보람을 느꼈습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이 질문 주신 ‘탕수육에 파인애플’을 실제론 좋아하는 편이고, 반反민트초코단이라고 하십니다. 한국 여자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요즘 뭐가 인기냐고 물어보셔서 탕후루를 말씀드렸는데 작가님 떠나보내고 나서야 탕후루를 못 드시고 가신 것과, 맥도날드 고구마 프라이가 전국 품절이라 수배가 불가능했던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홍대입구역에서 집행했던 지하철 프로모션도 직접 보고 가셨고, 광화문 교보문고도 방문하셨습니다. 종합 베스트셀러 2위인데, 책의 재고가 얼마 없어서(다 팔려버린 나머지) 조금 민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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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일정 동안 작가님이 ‘빵 터지신’ 적이 두 번 있었는데, 한 번은 독특한 키링 때문이었습니다. 새까만 고양이 키링이었는데 하얀색 레이스 팬티를 입고 있었거든요. 이 팬티 뭐얔ㅋㅋ😆하며 작가님과 웃으면서 점원에게 키링이랑 팬티를 구매하겠다고 했는데, 점원분은 점잖게 키링과 ‘바지’를 준비해드리겠다고 해서 웃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이거 만화로 그려달라고 하니까 역시 『여학교의 별』 에피소드로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네요. 두번째는 ‘인생네컷’을 찍을 때였습니다. 한국인들이 기상천외한 4분할 컷(이목구비를 4분할 컷으로 찍었다든지)으로 사진을 찍은 것을 보고 크게 웃으셨지만, 저희는 평범하게 찍었습니다. 나중에 인생네컷 프레임으로 일러스트를 그려달라는 이야기에, ‘나중에 한번 그려볼까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작품에 등장할 에피소드와 일러스트를 한번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필영》 7월 호 일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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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일정이 무엇이었냐는 물음에 작가님은 모든 것이 즐거웠다고 하셨는데요. 저희 역시 작가님과 함께한 짧은 시간이 정말로 ‘꿈만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바쁘신 중에 한국에 와주신 와야마 야마 작가님과 카도카와 담당 편집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작가님은 처음 내한 제안을 받았을 때, 평소 작품에 대한 정보가 SNS에 업로드되면 빠른 속도로 공유하고 인용RT나 인스타그램 댓글 등으로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한국 독자분들의 소식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무척 반가웠고, 가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작가님을 한국에 초대할 수 있었던 건 독자분들 덕분이며, 독자분들과 함께 작가님을 초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큰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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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오케 가자!』와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를 읽은 여러분의 리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여 기간: ~ 6월 23일(일)까지 수상자 발표: 7월 2일(화) 주요 평가 요소: 와야마 야마 찐러버♥
💛대상(3명) 와야마 야마 친필 사인 도서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우수상(5명)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굿즈 세트 (스티커 2종, 큐조토 코스터, 안경닦이, 포스터, 쇼핑백) 💛장려상(5명)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포스터, 키링 2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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