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가 대단하다!> 2017년 여성편 1위, 같은 해 <만화대상> 2위에 선정된 만화 『금의 나라 물의 나라』가 영화로 탄생해 독자들과 관객들을 찾아왔습니다. 『금의 나라 물의 나라』(전1권)는 가상의 적대국 A나라와 B나라를 무대로 정략결혼을 하게 된 공주와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순정만화로, 동화풍의 스토리 속에 지혜롭고 용감한 인물들의 매력을 녹여낸 수작입니다.
『치하야후루』 등 원작 만화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던 매드하우스의 와타나베 코토노 감독님이 첫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서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의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감독님은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 애니메이터 감독으로도 유명한 분입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용기낸 사람들이 보답받는 세계. 코토노 감독은 이러한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의 세계를 다섯 글자로 표현해달라는 독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야사시이요. (やさしいよ, 상냥합니다)” 원작을 읽었을 때 느낀 성실하고 사랑스러운 세계 속 행복을 그대로 전하고 싶었다는 감독님. 11월 15일 영화 개봉에 살짝 앞서, 코토노 감독님의 인터뷰를 지금 만나보시지요!
#내한소감
Q. 첫 장편 데뷔작이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메인 섹션인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됐습니다. 페스티벌에 방문하신 소감이 듣고 싶습니다.
A. 처음 참가하는데 고향집에 온 느낌처럼 편합니다. 함께 온 사람들도 ‘이게 바로 한국의 페스티벌이다!’라고 말해주었어요. 애니메이션 팬들이 많아서 고향처럼 마음이 편안합니다.
#제작이야기 #금물나라는_이렇게_탄생했다
Q. 이 만화를 첫 애니메이션 영화 연출작으로 결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A. 매드하우스(애니메이션 제작사) 쪽으로 영화화 제안이 왔고, 회사에서 저에게 작품 제안을 주셔서 하게 됐습니다. 다만 원작을 굉장히 좋아했고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라 노력을 많이 했어요.
Q. 원작을 처음 읽었을 때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영상으로 그려졌나요?
A. 원작을 읽었을 때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영상에도 제가 느낀 행복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만화와의_차이? #영화만의_매력!
Q. 원작은 흑백의 만화입니다. 색을 입히는 과정에서 특히 원작의 옷이나 분위기가 오스만제국을 참고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서 접목시켰을 것 같은데, 옷뿐만 아니라 배경에 색을 결정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것이 무엇인가요?
A. 원작자분이 많은 자료를 공유해주셔서 참고할 수 있었어요. 기존에 공유받은 자료에서 배경의 질감, 분위기 등을 더 풍부하게 했습니다.
Q.이 작품의 큰 포인트 중 하나가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번만 들어도 머릿속을 맴돕니다. Evan Call 작곡가님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바이올렛 에버가든> 등 한국에서도 인기 있었던 애니메이션을 진행하셨는데 어떻게 함께 하시게 되셨나요?
A. 원래는 회사에서 정해준답니다. 니혼 TV의 프로듀서에게 추천받은 작곡가분들이 계셨는데 에반 콜 작곡가님께 두 나라에 대한 모델을 설명해드렸습니다. 작곡가님께서 두 나라에 다른 악기를 사용해 각각 만들었고요. 채색 전의 영상을 보고 음악을 만들어주셔서 기대보다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Q. 가사가 있는 노래 세 곡을 요청했다고 했는데, 어떤 요청을 하셨던 건가요?
A. 곡은 잘 완성됐지만, 작업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전쟁의 비극을 드러날 수 있도록 음악을 요청했습니다. 음악이 나오는 장면에 ‘새’가 나오는데, 새가 신의 대리인이라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사는 주인공 두 사람의 감정이 보다 가까워지는 느낌을 요청했고, 100퍼센트로 구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의_감상_포인트
Q. 영화는 원작의 서사에 충실하면서도 원작에 비해 벽화 그림이나 내레이션 등을 통해 조금 더 ‘전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영화를 보고 현재의 세계 정세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전개상 ‘전쟁’ 이야기를 조금 더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 영화가 세상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작품이 시작될 무렵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완성 직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소소한 행복과 따뜻한 마음을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는데 당시 상황이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에반 콜 작곡가님께 세 노래를 부탁한 거였어요. 이 노래들은 두 인물의 마음에 더 다가가는 방향으로 수정한 것입니다. 세계 전쟁뿐만 아니라 저 또한 개인적인 힘든 시기에 애니메이션으로 구원을 받은 경험이 있어서 저마다의 어려운 상황에도 이 영화를 보고 행복하다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Q. 육아와 병행하면서 작품을 만드셨죠. 일본에서 공개된 스토리보드를 보니 디지털이 아니라 직접 그리신 이미지를 통해 제작하셨길래 굉장히 놀랐습니다. 작품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이슬람 건축을 베이스로, 모자이크 타일과 같이 원작의 공간감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실제처럼 느껴질 만큼 배경에 신경을 많이 써서 미술 감독님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Q. 착한 스토리다보니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장면과 명대사들이 많았는데요, 감독님이 선정하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명대사는 무엇인가요?
A. 원작을 매우 좋아해요. 영화 속 클라이맥스가 두 번 정도 있는데, 극 중반 밤에 다리에서 주인공이 만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은 서로 좋아하지만, 엇갈리는 마음들이 잘 표현되어서 좋아해요.
Q. ‘이 장면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가장 보람 있고 즐겁게 작업한 장면과 과정을 얘기해주시면 뜻깊을 것 같습니다.
A. 마지막의 설득하는 장면을 작화가분께서 열심히 해주셨던 것 같아요. 닌자, 강아지와 고양이 장면 등을 만들 때도 스태프 모두가 즐겁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BTOOOM!> <노 게임 노 라이프>와 같은 SF 판타지 만화부터 순정만화 <치하야후루>, 스포츠 만화<다이아몬드 에이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출해오셨는데요. 각 분야마다 강조하거나 내세우는 연출 포인트가 다른 만큼, 앞으로 애니메이션의 연출 및 감독을 하심에 있어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소재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금의 나라 물의 나라>처럼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정신적으로 구원하고, 두 사람의 사랑이 국왕을 정신적으로 구해주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가 제 마음을 움직입니다. 어느 작품이건 누군가가 누군가를 구하는 스토리가 메인인데, 그런 ‘구원’ 스토리에 매력을 느껴서 그런 이야기의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물리적인 구출이 아닌 감정적인 구원의 이야기요.